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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한 나의 생각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 (덜어내는 것이 어렵다)

어렸을적부터 무슨 말을 시작할때면 장황하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버릇이 있다.

무엇인가 설명하거나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을 하다가도 상대방이 모르는 것 같은 단어나 상황이 나오면 그것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옆길로 빠지는 경향이 있다.

 

필요한 부연설명은 간결하게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대화를 이어가야하는데, 부연설명을 하다보면 어느새 대화 주제가 주객전도되어 있다.

 

누군가는 아는게 많아서 하고 싶은 말이 많기 때문이라며 나를 위로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나는 그냥 필요한 말과 필요하지 않은 말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걸 못하니까 모든 것 하나하나 힘을 주어 말을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대화가 옆길로 새는 것이다.

 

이런 나의 성향은 대화할때뿐만 아니라 보고서를 작성할때도 나온다.

 

요즘 보고서는 간결하게 1페이지만 작성해서 보고를 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과거에는 보고서의 분량이 곧 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근데 나는 이게 더 어렵다.

보고서를 쓰다보면 중요한게 너무 많아서 1페이지 안에 도저히 핵심만 넣을 수가 없는 것이다.

 

옆에서 같이 일하던 선배가 내가 쓴 보고서를 읽어보더니 친절하게 조언을 해줬다.

(선배)

'너가 이거하느라 고생 많이 했고,

이것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고,

또 상대방이 이해못할까봐 하나하나 설명해주려고 하는건 이해하겠다.

 

근데 좀 포기하고 갈 줄도 알아야 해.

이거 보고 받는 임원은 이 내용 전부 다 알 필요도 없고,

다 볼 시간도 없거든.

 

너는 덜어내는 연습이 필요한거 같다.'

 

(나)

'너무 요약해서 임원이 이해를 못하면 어떡해요?'

 

(선배)

'일단 원인과 결론을 명확하게하고 쓸데없는 잔가지를 쳐내는 것이 선행됐다는 전제하에,

그래도 임원이 이해를 못한다면 너를 불러서 물어보겠지?

그럼 그때가서 대답해주면 돼.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마. 과유불급이야'

(아 존경스럽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얘기가 끝나고 저 말을 되새기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보고서를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해봤다.

 

내가 내린 결론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었다. 

 

'상대방 입장에서 이 보고서를 읽으면 잘 썼다고 생각이들까?

상대방이 이 보고서만 보고 핵심을 짚어낼 수 있을까?

상대방이 짧은 시간에 이 보고서를 이해할 수 있을까?'

 

말하는 것과 글쓰는 것도 이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말은 많다.

하지만 이 글을 보는 사람이 무엇이 필요해서 이 글을 보는 건지 정확하게 알고 그것을 충족시켜주면 되는 것이다.

최대한 간!결!하!게!

 

글을 잘 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지금 나한테는 이게 가장 필요한 능력인거같다.

 

'간결하기 위해 덜어내는 것'

 

나는 그게 어렵다.

 

앞으로 유의하면서 글을 써봐야겠다.